목차
- 공황장애, 광장공포증 진단 후 나의 진짜 상태
- 종합심리검사는 무엇인가
- 종합심리검사 vs 자가진단테스트
1. 공황장애, 광장공포증 진단 후 나의 진짜 상태
지난 이야기
2023.12.05 - [세상연구] -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와 나의 정신건강 이야기 3. - 광장공포증 발작
"정신병원에도 아침이 와요" 에피소드 중...(일단 소소한 스포(?) 죄송합니다.)
다은(박보영)이 병원에서 겪은 사건과 정신적 문제로 일을 잠시 쉬게 된 에피소드가 있다.
다은이 집에서 쉬기 시작하자
병원에서 일을 해내고 환자에게 햇살이 되어주던 모습의 다은을 상상할 수 없을 만큼
하루아침에 다른 사람이 된다.
영혼이 없고 육체만 남은 듯이... 쉽게 말해 산송장의 모습이다.
잘 먹지도 못하고 아침이고 낮이고 밤이고 계속 누워있고 의욕은 1도 없다.
짜증 낼 기운도 화 낼 기운도 없어 간신히 눈 빛으로 감정을 표현하는 다은.
병원에서 공황장애와 광장공포증 진단을 받고 일을 쉬게 된 나의 모습이
다은을 통해 오버랩되어 다가왔다.
직장에서 집으로 짐을 옮긴 뒤 나의 처참한 진짜 상태가 나타났다.
가족의 표현에 따르면, 겨울잠 자는 곰처럼 자는 게 아니라 썩지 않는 시체를 보고 있는 느낌이었단다.
썩지 않는 시체로 하룻밤을 자고 다음 날 다시 병원에 갔다.
병원에 들어서는 순간 갑자기 몸속 깊은 곳에서부터 물이 끓어오르듯 부글부글 끓어올라오는 것이 느껴졌다.
온몸은 파르르 떨려오고 주위의 소리는 마치 물속에서 듣는 것처럼 뭉개지며
귀 속에 소리를 강제로 쑤셔 채우듯이 들렸다.
눈앞이 깜깜해지면서 다리에 힘이 풀렸다. 다행인지 정신까지 잃지는 않았다.
다리에 힘이 풀리니 엎드려 두 팔로 기었다.
어떻게 알고 갔는지 (이때부터의 모습은 기억에 없지만 추후 도와주신 분을 통해 들은 것이다.)
기둥과 벽 사이, 막혀있는 곳까지 가서 귀를 막고 파르르 떨었다.
그리곤 "으으으아아아아아" 꽉 막혀 제대로 나오지 않는 신음과 같은 비명을 쥐어짜고 있었다.
아마 병원 CCTV 감시하던 분들은 내 모습에 소름 돋았을 것이다.
기괴한 모습과 소리에 병원 관계자분이 나를 케어하며 정신건강의학과까지 데려다주셨다.
의사는 땀에 잔뜩 절여 있고 파들파들 떨고 있는 나를 보며,
종합심리검사를 하고 더 디테일하게 상태를 진단하자고 했다.
안내와 부축을 받으며 검사실로 갔다.
임상심리사분이 검사지를 내어주고 안내를 해주셨지만 귀에 잘 들어오지 않았다.
어쨌든 검사지를 펼치고 작성하는데 5문항정도 하다가 말씀드렸다.
"도저히 힘들어서 못하겠어요. 다음에 해도 될까요?"
임상심리사분은 식은땀으로 옷이 젖고 젖다 바닥에 땀방울들이 떨어지는 것을 보시고 검사지를 주셨다.
그리고 집에서라도 조금씩 천천히 작성해서 가지고 오라고 하셨다.
결국 검사지를 들고 우여곡절 끝에 집에 돌아갔다.
집에서의 모습은 산송장 그 자체였다.
숟가락 들 힘조차 없었다. 손가락으로 바벨 끝을 잡아 드는 무게감이랄까.
밥은 고사하고 물도 제대로 못 마셨다. 뭔가를 삼킬 힘이 없었다.
내장들도 "못해먹겠다. 나 못해!! 나도 힘 없어!!!" 하는 듯
겨우 몇 입 먹은 음식물들을 내려 보내지 못했다.
아침에 먹은 게 저녁이 다 되어서야 겨우 내려갔으니...
숨 쉬는 것조차 힘이 들어 숨 쉴 때마다 쇳소리가 났다.
호흡도 힘이 필요하다는 것을 처음 깨달았다.
검사지? 펜도 쥐지 못할 정도로 힘이 없는데 무슨 검사지를 할까.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하지 못하고
거의 아무것도 먹지 못한 채 며칠이 지났다.
산송장에서 미라가 되어가는 몰골로 병원에 실려갔다.
병원 주치의는 조치를 취하자 했다.
"검사지는 나중에 해도 되니 일단 살고 봅시다.
급한 불부터 꺼야 될 것 같습니다."
의사는 제대로 된 의료적 케어를 통해, 펜 쥘 힘이라도 끌어올리자며 입원을 제안했다.
의사의 말에 따르면 긴장감과 책임감 때문에 망가진 몸과 정신을 모르고
나 스스로 나를 질질 끌며 온 것 같다고 했다.
몸에 상처가 났는지 몰랐다가 우연히 상처를 발견하면 아파오는 것처럼 ,
모든 것을 내려놓으니 긴장과 책임감에 가려진 진짜 몸과 정신이 드러난 것이라면서 말이다.
그렇게 나의 급한 불 끄는 입원기가 시작되었다.
입원한 뒤, 나의 모습은 다음 시간에...
오늘의 TMI는 심리적 문제가 발생했을 때, 병원에서 이루어지는 종합심리검사에 대해 알아볼게요.
그리고 우울증, 공황장애, 등을 본인이 직접 진단하는 심리 자가진단 테스트라는 것과 종합심리검사의 차이에 대해 알아볼게요.
2. 종합심리검사는 무엇인가? (*아주대학교 아주심리상담센터 참조)
2.1. 목적
다양하고 전문적인 심리평가 도구로 환자의 인지 및 사고기능, 정서 상태, 성격 특징, 핵심 갈등 영역, 대인관계, 심리적 자원 등 심리적 기능 전반을 탐색합니다.개인의 심리적 문제를 정확히 평가하고 심리 치료 계획을 구성하기 위해 실시됩니다.정신과적 진단 혹은 국가 자격증 발급 및 법원 제출을 위한 정신감정용 진단서에 첨부될 공인보고서를 필요로 하는 경우에도 실시됩니다.
2.2. 검사 실시 방법 및 검사 후 상담 방법
조용하고 편안한 분위기의 검사실에서 전문가와 1대 1로 이루어집니다.환자가 검사를 올바로 수행할 수 있도록 개인의 특징 및 상태에 따라 검사 시간 및 상황을 조절하며 이루어집니다.검사 후 심리 평가 결과는 평가 실시일로부터 며칠 후(1주 정도) 나오며 환자 혹은 보호자, 심리평가 의뢰인에게 전문가가 직접 설명해줍니다. 이후 필요한 정보나 교육, 상담 및 치료 계획에 대해 논의 및 상의하게 됩니다.
2.3. 측정 영역에 따른 검사 종류
검사 종류 | 측정 영역 | 연 령 |
BGR VMI |
신경심리학적 문제를 간편하게 선별하는 심리검사 | 모든 연령 |
PTI K-WISC K-WAIS K-ABS |
개인의 인지 및 지적 능력 수준을 평가하고, 개별 인지 기능들의 특성 및 장, 단점을 파악하는 지능검사 | 만 2세 이상 |
MMPI-2 | 성격 및 임상적 측면을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다면적 인성검사 | 만 12세 이상 |
HTP KFD |
직접 그리는 집, 나무, 사람, 가족화 그림을 통해 심리적, 정서적, 성격적, 행동적 특징이나 상태를 평가하는 투사적 그림검사 | 모든 연령 |
SCT | 심리 및 정서적 상태, 성격 및 행동적 특징, 자기 및 외부에 대한 지각 대인관계 양상 등을 평가하는 검사 | 만 2세 이상 |
Rorschach | 사고, 정서, 현실지각, 대인관계 방식 등 다양한 측면의 인격 특성을 평가하는 투사적 검사 | 만 2세 이상 |
K-CBCL | 아동이나 청소년의 사회적 적응 및 정서, 행동문제를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표준화된 검사 | 만 4~17세 |
SMS | 사회지능 및 자조, 이동, 작업, 의사소통, 자기관리, 사회화 능력 등과 같은 다양한 사회적응능력의 발달수준을 평가하고 측정하는 검사 | 만 0~30세 |
* 기본적으로 이루어지는 검사 이외에 환자 개인의 특징 및 문제유형에 따른 진단적 필요와 용도에 따라 전문가에 의해 추가로 실시될 수 있다.
3. 종합심리검사 vs 자가진단테스트
3.1. 종합심리검사
종합심리검사는 전문 임상 심리사가 진행하는 고도의 심리평가입니다. (심리 문제에 대한 종합검진 격)
표준화된 문제지, 인터뷰, 행동 관찰 등을 통해 환자의 정신적, 정서적, 인지적 상태를 다양한 측면에서 정확한 평가를 제공합니다.
종합심리검사는 주로 정신질환, 감정장애, 인지기능 등의 평가에 활용되어 의료 전문가의 정확한 진단에 큰 도움을 줍니다.
3.2. 심리 자가진단 테스트
심리 자가진단 테스트는 개인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테스트로 대부분 온라인에서 이용 가능합니다.
이는 자가 평가 도구로, 자신의 감정, 성향, 스트레스 수준 등을 측정하여 파악하는 데에 사용됩니다.
주로 자기 인식을 향상시키고 심리적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활용됩니다.
그러나 전문가의 도움 없이 이러한 테스트만을 통해 정확한 진단을 내리기는 어려울 수 있습니다.
어떤 테스트를 선택해야 할까?
- 종합심리검사: 심리적인 문제를 정확하게 평가하고자 할 때, 전문가의 지도와 도움을 받고 싶을 때 사용됩니다. 많은 문항과 세밀한 문항으로 디테일하고 정확한 진단이 필요한 경우에 효과적입니다.
- 심리 자가진단 테스트: 개인적으로 나 자신을 더 잘 이해하고 싶을 때, 간단한 자가 평가를 통해 심리적인 자아 인식을 향상시키고 싶을 때 사용됩니다. 그러나 소수로 구성된 문항의 결과만으로는 정확한 진단을 내리기 어려우며,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 심리 자가진단 테스트에서 '우려'정도로 나온 문제들이 종합심리검사에서는 종합적인 판단으로 '중증' 진단 결과가 나오기도 합니다.
마무리하며
종합심리검사와 심리 자가진단 테스트는 전문성, 정확성, 접근성, 등 각각의 장단점이 있습니다.
어떤 상황에서든 나 자신을 더 잘 이해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검사를 해보는 시도는 중요합니다
접근성이 좋은 심리자가진단 테스트를 해본 뒤 병원에서 상담 후 전문적 검사를 실시해도 됩니다.
하지만 심리자가진단 테스트 결과에 얽매여 자신의 상태를 스스로 확정 짓고 결과를 내려버리면
선입견에 묶여 또 다른 어려움들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몸이나 정신적으로 어려울 시 바로 전문가와의 상담 및 전문적 검사를 추천합니다.
왜냐!! 나는 소중하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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